-워튼스쿨 애덤 그랜트 교수의 내향적인 지도자에 대한 연구
그랜트 교수는 구글에서 미육군과 해군에 이르기까지 포춘500대 기업의 경영자 및 군 지도자들과 상담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다.
그랜트는 한 공군 대령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령은 장군 바로 밑 계급으로 수천 명의 병사를 통솔하면서, 보안 등급이 높은 미사일 기지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는 그랜트가 만난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전통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자 가장 훌륭한 지도자이기도 했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초점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생각하고 재충전하기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그는 어조도 별로 바꾸지 않고 표정 변화도 별로 없이 조용하게 말했다. 자기 의견을 주장하거나 대화를 휘어잡는 것보다는 의견을 경청하고 정보를 모으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 그는 대령으로서 폭넓은 존경을 받았고, 그의 리더십 또한 존중받았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는 이런 내향적인 지도자의 재능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랜트는 어떤 상황에서 내향적인 지도자 유형이 필요한지 가설을 세웠다.
외향적인 지도자들은 수동적일 때 집단 성과를 향상시키는 반면, 내향적인 지도자들은 직원들이 능동적일 때 더 효과적이라는 가설이었다.
연구결과 가설은 유의미했다.
수동적인 직원들의 집단에서는 외향적인 지도자가 이끄는 팀이 성과가 높았지만,
능동적인 직원들의 집단에서는 내향적인 지도자가 이끄는 팀이 성과가 높았다.
- 1956년 1962년 사이,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성격 평가와 조사 연구소'에서 창의성 특징에 관해 몇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사교에 자신있는 내향적인 사람의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인관계 기술은 있지만 "딱히 사교적이거나 외향적이지는 않았다." 이들은 자신을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고 묘사했다. 십대 때는 숫기가 없고 혼자 지냈다는 이가 많았다.
이런 발견은 내향적인 사람이 항상 외향적인 사람보다 창의적이라는 점을 뜻하지는 않지만, 평생에 걸쳐 지극히 창의적으로 활동해온 사람들 중에 내향적인 이가 아주 많은 것이라는 점은 시사한다. 왜 그럴까?
"내향적인 사람들은 홀로 일하기를 좋아하고, 고독은 혁신에 촉매가 될 수 있다."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한스 아이젱크도 지적했듯이 내향성은 "눈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게 하고, 일과 무관한 사회적 ·성적 문제에 에너지가 흩어지지 않도록 방지한다." 바꿔 말해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테라스에서 술잔을 부딪치고 있는데 여러분 혼자 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면, 여러분 머리에 사과가 떨어질 확률이 더 높다. (뉴턴은 세계적으로 대단히 내향적인 사람에 해당한다. 윌리엄 워즈워스는 그를 이렇게 묘사했다. "영원히 항해하는 마음/생각이라는 기이한 바다를 헤치며.")
- 재닛 패럴과 리어니 크론보르는 『재능 있는 사람들을 위한 리더십 개발』에서 아래와 같이 썼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공공 부문에서 리더가 되는 경향이 있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론적이고 미적인 부분에서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찰스 다위, 마리 퀴리, 패트릭 와이트(오스트리아 소설가, 노벨상 수상작가), 아서 보이드(오스트리아 국민화가)와 같은 놀라운 내향적 지도자들은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 냈거 현존하는 지식 체계를 바꾸어놓는 사람들이지만, 긴긴 시간을 혼자 지냈다. 따라서 리더십은 사회적인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새로운 기법을 개발한다든지 새로운 철학을 만들어낸다든지 심오한 책을 집필한다든지 과학적 도약을 이뤄내는 등 좀 더 조용한 환경에도 적용된다.
- 연구 심리학자 앤더슨 에릭슨에 따르면 여러 분야에서 오직 혼자 있을 때만 '의도적인 연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연습은 그가 보기에 탁월한 성과의 문을 여는 열쇠다. 의도적으로 연습할 대, 우리는 자신이 도달해야 할 정확한 지점을 알고 자기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애쓰며, 자신의 진전 정도를 점검하고, 그에 따라 방향을 조정한다.
(중략)
-'의도적 연습'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다.
강한 집중력이 필요한데 다른 사람이 있으면 산만해질 소지가 있다.
강력한 동기도 필요하다(스스로 동기를 부여해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 그 사람 자신'에게 가장 힘겨운 일에 도전해야 한다. 에릭슨은 이렇게 말한다. 오직 혼자 있을 때만 "자신에게 힘겨운 일에 곧바로 도전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더 잘하려면, 상황을 '자기가' 주도해야 하죠. 그룹 수업을 상상해보세요. 그때는 전체 중에서 아주 작은 시간만을 주도하게 됩니다."
- 애플컴퓨터를 설립한 '스티브 워즈니악'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경력 전체에 도움이 될 핵심적인 능력을 습득했다.
그것은 바로 인내심이었다. 농담이 아니다. 인내심은 보통 평가가 절하된다. 3학년에서 8학년에 이르는
그 모든 프로젝트를 거치는 동안 나는 점진적으로 전자부품 조립하는 법을 터득했다. 공부는 딴전이었다. ……
나는 결과를 별로 걱정하지 않고, 내가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그것을 최대한 완벽하게 하도록 노력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P.138 열린 사무공간이 오히려 생산성을 좀먹는다면?
-열린 사무공간은 생산성을 깎아먹고 기억에 손상을 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과도 연관된다
사람들이 아프거나, 적대적으로 행동하거나, 동기를 잃어버리거나, 불안해하는 것과도 관련된다.
열린 공간에서 일하는 직원은 고혈압과 스트레스 과다로 고통 받기 쉽고, 독감에 걸리기도 쉽다.
동료들과도 더 자주 다툰다. 동료들이 자기 통화 내용을 엿듣거나 컴퓨터 화면을 감시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동료들과 사적이고 비밀스런 대화를 하는 비율이 낮다. 시끄럽고 통제 불가능한 소음에 노출될 때가 잦은데, 이에 따라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투쟁 도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되고, 사교적으로 냉담해지고 마르거나 공격적이거나 비협조적인 성향을 보인다.
p. 147 집단의 사회적 압력은 개인의 판단 능력도 마비시킨다
- 심리학자들은 보통 집단 브레인스토밍의 실패를 세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첫째는 '사회적 태만'이다. 집단 속에 있으면, 어떤 사람들은 뒤로 몸을 기댄 채 다른 사람들에게만 시킨다.
둘째 '생산 봉쇄'다. 한 번에 한 사람만 아이디어를 내거나 말할 수 있고, 나머지는 수동적으로 낮아 있을 수밖에 없다. 셋째는 '평가 불안'이다. 동료들 앞에서 멍청해 보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말한다.
[2부. 부모가 물려준 성경 vs. 현재 나의 성격]
p.160 자극에 예민할 수록 진지하고 조심스럽다.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발달심리학자 제롬 케이건은 아동의 정서와 인지발달을 연구하는 데 한 평생을 바쳤다.
1989년에 시작되어 아직도 진행 중인 그런 연구를 위해, 케이건 교수와 그의 팀은 하버드대학교 아동발달 연구소에 4개월 된 신생아 500명을 모았다.
45분짜리 시험으로 아이들이 내향적으로 클지 외향적으로 클지 알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다.
케이건과 그의 팀은 4개월 된 아기들을 세심하게 선별한 자극에 노출했다. 아이들은 녹음한 목소리와 풍선 터지는 소리를 듣고, 색색의 모빌이 눈앞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고, 알코올을 묻힌 면봉의 냄새를 맡았다. 이런 새로운 자극에 아이들은 극도로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다.
약20퍼센트는 기운차게 울며 팔다리를 휘저었다. 케이건은 이 그룹을 '고 반응'이라고 불렀다. 약 40퍼센트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있으면서 때때로 팔다리를 움직이기는 했지만 극적으로 휘두르는 일은 없었다. 나머지 40퍼센트는 양극단의 중간에 있었다. 놀랄 정도로 직관에 반하는 가설에 따라, 케이건은 반응이 강한 아이들 그룹, 즉 기운차게 팔다리를 흔들던 아이들이 십대가 되어서 조용한 아이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예측했다.
아이들 중 상당수가 두 살, 네 살, 일곱 살, 열한 살 때 케이건의 연구실에 돌아가서 새로운 사람과 사건에 관한 반응을 시험하는 후속 실험을 계속했다.
(중략)
상당수의 아이들이 케이건의 예측한 바로 그대로 되었다. 반응이 강한 아이들이 진지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자라날 확률이 높았다.
반응이 약한 아이들, 즉 조용하던 아이들은 좀 더 느긋하고 자신 있는 유형으로 자랄 확률이 높았다.
다시 말해서, 고 반응과 저 반응은 각각 내향성과 외향성에 연결된다. 케이건이 1998년 『갤런의 예언』에서 풀어놓았듯, "칼 융이 75년 전에 적어놓은 내향성과 외향성에 관한 묘사는 고 반응의 청소년과 저 반응의 청소년의 비율에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 케이건은 팔을 휘젓던 아기들이 조심스럽고 사색적인 톰 같은 청소년으로 자라고 조용한 아기들이 솔직하고 '학교야 이러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는' 랠프 같은 청소년으로 자라날 확률이 높다는 점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 답은 아이들의 생리에 있다. 케이건이 이런 것을 측정하기로 한 이유는 편도체라는 뇌의 중요한 기관이 이런 것들을 통제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편도체는 변연계 깊은 곳에서 감정의 뇌라 불리며, 본능을 일으킨다. (중략) 케이건은 특별히 자극을 잘 받는 편도체를 타고난 아이들이 낯선 물체를 보게 되면 꿈틀거리고 소리를 지를 것이라고,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좀 더 경계해야 한다고 느끼는 아이로 자라날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과 같았다. 바꿔 말해서, 핑크 로커처럼 팔다리를 휘두르던 4개월짜리 아기들, 즉 '고 반응성' 아이들은 외향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작은 몸이 새로운 물체와 소리와 냄새에 강하게 반응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었다. 조용한 아기들이 조용했던 이유도 앞으로 내향적으로 될 아이들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는 정반대로 신경계가 새로운 것에 별 감흥이 없기 때문이었다.
아이의 편도체가 반응에 강할수록,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동공도 더 확장되고 성대도 더 긴장하고 침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도 더 많이 분비될 확률이 높다.
뭔가 새롭고 자극적인 것에 대면할 때 신경이 더 거슬린다고 느끼기 쉽다는 얘기다. 높은 반응의 아이는 자라나면서 처음으로 놀이공원에 갔을 때나 유치원에 처음으로 가서 친구들을 만났을 때와 같이 다양한 상황에서 미지의 것에 대면하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이가 낯선 사람을 만나서 보이는 반응이다. 학교 첫 날 어떻게 행동하는가? 모르는 아이들이 잔뜩 있는 생일잔치에서 불안해 보이는가? 하지만 이때 우리가 보는 것은 단지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것 전반에 드러나는 아이의 민감도다.
p.167 내향성과 외향성, 어디까지가 유전적인 대물림일까?
- 케이건은 자신이 얻은 데이터를 근거로 높은 반응성이 파란 눈, 알레르기, 건초열 등의 신체 특징과 연관되며 반응성이 높은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몸이 마르고 얼굴이 길 확률이 높다고 믿는다. 그런 결론은 추측성이지만 정확하다고 밝혀지든 아니든 흥미롭게도 이런 특징은 우리가 소설 속 인물을 조용하고 내향적이며 이지적인 사람으로 그리려고 할 때 부여하는 특징들과 일치한다. 마치 우리의 문화적 무의식에 이런 생리적 성향이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느낌이다.
p.169
- 우리는 정말 타고난 신경계에 다라서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으로 갈리는 것인가?
'천성-양육' 논쟁에서 케이건은 1954년에 '양육'의 편에 견고하게 서서 경력을 시작했지만 중간에 방향을 전환했다.
그는 말한다.
"발길질을 하고 비명을 지르며, 저는 제가 발견한 데이터에 끌려갔던 겁니다.
기질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믿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p. 171
- 반응성이 높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작가가 되거나 다른 지적인 작업을 택한다면서 말한다.
"거기서는 자기가 주도할 수 있어요. 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자기 일을 하면 됩니다.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게 되는 것이죠."
p.172
-케이건은 어떤 행동이든 한 가지 이상의 원인이 있고, 절대로 그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발동이 느린 아이는 물론 통계적으로 고 반응성이기 쉽지만,
처음 3년 반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
작가나 저널리스트는 얘기할 때 일대일 관계를 찾으려고 하죠. 하나의 행동에 하나의 원인. 하지만 발동이 느린 것이나, 수줍음을 타는 것이나, 충동적인 것 등의 행동에는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두어야 합니다.
p.173
- 대중 강연을 두려워하는 것도 복합적일 수 있다. 고 반응성 내향적인 사람이라 강연을 무서워할 수도 있고, 반응성이 낮은 외향적인 사람이라도 어린 시절 등의 경험 등을 통해 무대 공포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편도체가 매우 민감한 강연자라면 강연 중간에 핸드폰을 보는 사람이나 지루한 듯한 한숨이나 찡그린 얼굴에 훨씬 더 쉽게 반응하게 되리라는 점을,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대중 강연을 훨씬 더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매달 강연을 할 때마다 겁이 난다고 털어 놓는 케이건의 한 동료 과학자는 케이건의 글을 읽고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자네는 내 인생을 바꿔놓았네. 여태 우리 어머니만 탓했는데, 이젠 내가 반응성이 높은 거라고 생각하거든."
p.173
- 내가 내향적인 것은 부모의 높은 반응성을 물려받아서인가, 아니면 부모의 행동을 모방해서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쌍둥이 연구에서 얻은 유전 가능성 통계는 내향성-외향성이라는 특성이 후대에 전달되는 비율이 40~50퍼센트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절반이 평균적으로 유전 소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해준다.
- 그러나 성격이 몇 퍼센트가 천성이고, 양육이냐의 수수께끼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타고난 기질이 '어떻게' 환경과 또 우리 자유의지와 함께 작용하느냐일지도 모른다.
유전-환경 상호작용설에 따르면 어떤 특징을 물려받은 사람은 그러한 특성을 강화하는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미시건대학교 아동과 가족센터의 책임자인 심리학자 제리 밀러는 이렇게 말한다.
"대학은 내향적인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대학교수에 관한 고정관념은 캠퍼스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경우 실제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집니다.
그들은 읽는 것을 좋아하고, 그들에게 생각보다 더 흥분되는 일은 없죠. 그리고 이것은 한편으로 사람들이 자라면서 무엇에 시간을 썼느냐와 관련되어 있어요.
바깥에서 뛰어다니는 시간이 많았다면 읽기와 공부에 쓸 시간을 그만큼 줄어들죠. 시간은 누구에게나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p.177 난초가설
- 반응성이 높은 아이들의 운명도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어쩌면 보통의 아이들보다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이는 <애틀랜틱>에 실린 훌륭한 글에서 데이비드 도브스가 '난초가설'이라 명명한 새로운 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어떤 아이들은 민들레와 같아서 어떤 환경에서나 잘 자라날 수 있다. 하지만 케이건이 연구한 반응성이 높은 아이들을 비롯한 어떤 아이들은 난초와 유사하다. 쉽게 시들지만,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강하고 근사하게 자라날 수 있다.
이 견해를 지지하는 주도자이자 심리학 교수이며 런던대학교의 아동 보육 전문가인 제이 벨스키에 따르면, 반응이 강한 신경계 때문에 이 아이들은 어린 시절의 역경에 금방 압도당하기는 하지만 애정 어린 환경에서 자라면 다른 아이들보다 더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난초아이는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 양쪽 모두에서 좀 더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
p.181
- 벨스키는 반응성이 높은 아이의 부모가 엄청나게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양육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실제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이 아이들을 역경에 쉽게 무너지는 유형으로 보기보다 가변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나쁜 쪽으로도, 좋은 쪽으로도 쉽게 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는 반응성이 높은 아이에게 이상적인 부모나 어떤 사람인지, 내게 유창하게 묘사한다. "아이의 신호를 읽고 개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 뭔가를 요구할 때는 혹독하거나 적대적인 방식이 아니라, 온화하지만 단호하게 하는 사람. 호기심, 학업 성과, 만족 지연, 자제력을 장려하는 사람. 혹독하지 않고, 아이를 무시하지 않고, 일관성있는 사람." 물론 이 조건은 모든 부모에게 아주 훌륭하게 들어맞지만, 반응성이 높은 아이를 기를 때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 우리는 성격과 관련하여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한다. 자기 기질의 장점은 지키고, 싫어하는 면은 개선하거나 없애버리고 싶어한다.
이것이 가능할까?
케이건 박사의 동료이자 후배인 슈워츠 박사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는 성격을 개조할 수 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다. 타고난 기질은, 우리가 어떻게 살았든 간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라는 존재의 상당한 부분은 유전자, 두뇌, 신경계에 따라 정해진다. 하지만 몇몇 고반응성 십대들에게서 나타난 융통성은 이와 반대되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고 우리가 그것을 이용해 성격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순되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그렇지 않다. 슈워츠 박사의 연구가 암시하듯 자유의지는 우리를 상당히 멀리 데리고 살 수는 있어도,
유전적 한계를 넘어서까지 무한대로 멀리 데려가주지는 못한다. 빌 게이츠가 아무리 사교기술을 갈고 닦는다고 해도 빌 클린턴이 될 수는 없고,
빌 클린턴이 혼자 컴퓨터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소 빌 게이츠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을 '고무줄 이론'이라고 해도 좋겠다.
우리는 늘어져 있는 고무줄이다. 탄성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까지다.
-내향성과 외향성을 자극 수준에 대한 선호도 정도로 이해하고 나면 자신의 성격에 잘 맏는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내향적인 사람을 위해서는 아늑한 창문가와 여기저기 공간이 있는 곳을, 외향적인 사람을 위해서는 탁 트인 주방을 고르는 것이다.
(중략)
최적 수준의 자극에 관해 알았으니, 에스더가 연단에서 즉흥적으로 발표하는 것 때문에 겪는 문제도 이해가 간다.
과다각성은 집중과 단기기억을 방해하는데, 이 둘은 즉석에서 말하는 능력에 핵심적이다. 그리고 대중 강연은 본질적으로 자극이 강한 활동이기에 내향적인 사람들은 주의력이 가장 필요할 때 그것에 방해를 받게 되는 셈이다. 에스더처럼 무대공포증이 없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에스더는 '백년 묵은 변호사', 말하자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식견을 갖춘 변호사가 되더라도 여전히 즉석에서 말하는 일에는 결코 편안해지지 않을 것이다.
영구한 시간이 흘러도, 말할 때는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다량의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을 이해하고 나자,
에스더는 동료들에게 발표할 일이 있으면 미리 알려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할 수 있게 되었다.
발표 내용을 연습하여 실제로 연단에 섰을 때 스위트 스폿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의뢰인 미팅이나 인맥 교류 이벤트, 심지어 동료들과의 일상적인 회의에서도 똑같이 준비할 수 있다. 단기기억이나 즉흥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평소보다 약해질 수 있는 강한 자극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언제든지.
p.203
-수잔케인은 대중강연에 공포가 있었지만 최고의 연사가 되고 싶었다.
그녀는 강연을 모두 하나의 창조적인 프로젝트로 여기고, 준비를 마치고 나자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깊이 몰두하는' 느낌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 관해서 말할 기회도 얻게 되는데, 정말로 그 주제에 관심이 있을 때 더욱 집중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한다.
물론 늘 이렇게 할 수는 없다. 때때로 연사는 자신에게 별로 흥미 없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특히 업무에서는 그렇다. 이것은 인위적으로 열의를 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더 힘든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지식함은 이직이라는 힘겹지만 중대한 선택을 하도록 동기부여 하는 장점도 있다.
p.208 일레인 애런의 '섬세함'에 대한 연구
- 일레인 애런 박사는 연구 심리학자로, 1997년에 첫 과학 출판물을 낸 후로 제롬 케이건과 다른 학자들이 '고 반응성'이라 부른 것을 혼자 힘으로 재구성했다. 그녀는 이것을 '섬세함(감수성)'이라 부르며, 새로운 이름과 더불어 사람들이 그것을 새로이, 더 깊이 이해하도록 했다.
- 애런은 먼저 자신이 내향적이라고 하거나 자극에 쉽게 압도된다고 말한 사람 39명과 면담했다. 애런은 그들에게 좋아하는 영화, 가장 어릴 적 기억, 부모와의 관계, 친구들, 연애 생활, 창조 활동, 철학적 견해와 종교에 관해 물었다. 이런 내용을 토대로, 방대한 설문지를 작성하여 몇몇 대규모 집단에 제시했다. 그런 뒤에 그들의 반응을 27가지 특성으로 묶었다. 그리고 이런 특성이 있는 사람들을 "매우 섬세하다"고 했다.
매우 섬세한 사람들은 먼저 살핀 뒤에 뛰어드는 예리한 관찰자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기가 놀랄 만한 일은 되도록 제한하는 방식으로 삶을 안배한다. 시각, 소리, 냄새, 고통, 커피에 민감하기 쉽다. 누군가에게 관찰될 때(직장에서든, 연주회에서 연주할 때든)나 일반적인 가치를 평가받을 때(데이트할 때, 구직 인터뷰할 때) 힘들어한다.
하지만 이들은 통찰력이 있다. 물질적이거나 쾌락주의적이기보다는 철학적이거나 영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들은 잡담을 싫어한다. 자신을 창의적이거나 직관적이라고 묘사할 때가 많다. 꿈이 또렷하고, 다음 날에도 꿈을 기억할 때가 많다. 음악, 자연, 미술, 물리적인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지극히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때로는 기쁨의 물결을 예리하게 느끼지만, 슬픔과 비애와 두려움도 느낀다.
매우 섬세한 사람들은 물리적인 환경과 정서적인 환경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남다를 정도로 깊이 해석한다. 이들은 타인의 기분 변화나 다소 밝게 빛나는 전구처럼 다른 이들이 놓치는 세세한 것을 알아차린다.
-최근에 스토니브룩대학에 있는 과학자 집단의 실험에 의하면
섬세한 사람들이 다른 아이들에 비하여 이것저것 비교해보는 데 더 시간을 많이 보낸다.
그들은 유난히 복잡하게 생각하는 유형이라는 점도 시사한다.
-에런이 섬세한 사람들에 관해 발견한 또 다른 면은 그들이 이따금 매우 감정이입을 잘한다는 점이다. 마치 타인의 감정으로부터 그들을 가로막는 장막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일들과 잔혹한 행위로부터 그들을 가로막는 장막이 얇은 느낌이다.
이들은 남다르게 양심적이다. 과격한 영화나 TV쇼는 피한다.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일의 결과를 예리하게 인식한다.
사람들과 모인 자리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너무 무겁다고' 여기는 개인적인 문제 같은 주제에 집중할 때가 많다.
P.236
-애런은 섬세한 사람들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고요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느꼈다.
"먼저 하세요"나 "고마워요"를 많이 듣게 되고, 친밀한 주제나 사회문제를 놓고 일대일로 대화하는 사람이 많다.
상대를 웃기려는 이야기는 별로 보기 어렵다. 사람들은 서로 주의 깊게 경청하고 사려 깊게 반응한다.
애런은 섬세한 사람들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상대들도 자신에게 그렇게 얘기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P.246 ~ 250 외향적인 사람들은 보상에 민감하고 열광한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보상을 추구하는 낡은 뇌의 욕망에 좀 더 쉽게 굴복하는 듯하다.
외향적인 이들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돈과 정치와 쾌락 면에서 더 야망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점에 따르면,
이들의 사교성조차 이런 보상 민감도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보상 추구의 밑바탕에는 긍정적 감정이 깔려 있는 듯 보인다.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즐거움과 흥분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감정에 관해, 심리학자 대니얼 네틀은 귀중한 자원을 추구하거나 얻을 때 그 자원에 다가설수록 흥분이 커지고, 기쁨이 따라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즉 힘이 넘치고 열의에 찬 느낌에 빠질 때가 빈번하다. 이 감각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지만, 모두 똑같이 좋아하지도 않고 모두에게 똑같이 자주 일어나지도 않는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목표를 추구하고 달성하는 일에 좀 더 열광하는 듯싶다.
열광은 긍정적인 감정이고 열심히 놀고 일할 연료가 된다. 위험을 무릅쓸 용기도 준다.
하지만 열광에는 상당한 단점이 있다. 심리학 교수 리처드 하워드는 축구에서 승리했을 대 폭력과 재산피해가 일어나는 사례를 지적하면서 반사회적이고 자기파괴적인 행동의 상당수가 긍정적인 감정이 강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일이라고 한다. 열광의 또다른 단점은 위험과 때로는 과도한 위험과 연관된다. 열광은 우리가 주의해야할 경고 신호를 무시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한다. 도박이나 불륜 등의 행동을 저지르는 사람은 이런 열광에 빠져서 이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험에 눈을 감아버리는 태도는 왜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운전 중에 사망하고, 사고나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위험한 섹스를 하고, 위험한 스포츠를 즐기고, 바람을 피우고, 재혼하는 확률이 높은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왜 더 자신을 과신하는지 설명하는 데도 유용하다.
-심리학자 존 브레브너와 크리스 쿠퍼는 외향적인 사람, 특히 매우 충동적인 경우는 생각은 적게 하고 행동은 빨리 한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부정적인 피드백이나 과실을 범할 때 외향적인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속도를 더 높인다. 하지만 이것은 결정적인 과오인 것이 놀랍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만났을 때 오래 멈추었다가 시작할수록 거기에 교훈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은 보상을 낮잡아보도록, 열광을 식히도록, 문제를 탐색해보도록 기질적으로 프로그램되어있다. 흥분하는 즉시 내향적인 사람들은 브레이크를 밟고
더 중요할지 모르는 부차적인 문제들을 고려합니다. 그들은 자기가 흥분하거나 목표에 집중할 때 경계심이 커지도록 특별히 단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내향적인 사람들이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똑똑한 것은 아니다. 지능 지수 결과를 보면 두 유형은 지능이 비슷하다.
그리고 여러 가지 임무에서, 특히 시간에 쫓기거나 사회적 압박을 받거나 멀티태스킹을 해야할 경우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뛰어나다.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정보 과부하를 잘 처리한다.
조셉 뉴먼의 말로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반성에 상당 부분을 활용한다. 어떤 임무에서든 "우리에게 인지능력이 100퍼센트 있다고 할 때 내향적인 사람은 약 75퍼센트만 임무에 쓰고 나머지 25퍼센트를 다른 데 쓰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임무에 90퍼센트를 쓸 수 있죠." 이것은 임무라는 것이 대체로 목표지향적인 까닭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인지능력의 대부분을 눈앞의 목표에 할당하는 듯한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는 데 인지능력을 사용한다.
- 심리학자 제럴드 매슈스가 자신의 저서에서 설명하듯,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좀 더 주의 깊게 생각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문제를 해결할 때 빠르고 간편한 접근법을 택하여 정확성과 속도를 맞바꾸며, 하는 도중에 실수를 점점 많이 저지르고, 문제가 너무 어렵거나 뜻대로 안 되겠다 싶으면 아예 포기해버린다. 내향적인 사람은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정보를 철저히 소화하고, 임무를 좀 더 오래 물고 늘어지며, 쉽게 포기하지 않고, 좀 더 정확하게 한다.
-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도 서로 다르다.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면, 내향적인 사람은 가만히 앉아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상상도 하고, 과거의 일을 회상하기도 하고, 미래의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더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마치 외향적인 사람은 '지금 상태'를 보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만약 …한다면'이라고 묻는 것 같다.
- 복잡한 퍼즐을 풀게하는 실험에서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중간에 포기하는 경향이 높았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문제를 정확하게 풀었을 뿐 아니라 미로에 들어가기 '전에' 할당된 시간의 더 많은 부분을 쓴다는 점을 발견했다.
- 내향적인 사람은 심지어 인내력이 필요한 '사회적'인 임무에서도 외향적인 사람보다 뛰어난 결과는 냈는데, 워튼 경영대학원 교수 애덤 그랜트는 효율적인 콜센터 직원들의 성격 특성을 연구한 적이 있다. 그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텔레마케터로 더 나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알고 보니 외향성 수준과 권유 전화 솜씨와는 상관이 전혀 없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통화를 엄청 잘 시작해놓고도 뭔가 반짝거리는 물체가 자기 앞을 지나가면 집중력이 흩어져요."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은 "아주 조용히 말하지만, 쾅쾅거리는 소리가 나도 계속 전화를 해요. 집중력과 결의가 강하죠." 이들보다 더 뛰어난 외향적인 사람들은 우연히도, 성실성(양심성)을 측정하는 다른 성격 시험에서 유난히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뿐이었다. 바꿔 말하면 내향적인 사람의 인내력은 사교 기술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는 임무에서도 외향적인 사람의 열광보다 한 수 위다.
인내력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천재가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인내심으로 구성된다면, 문화적으로 우리 사회는 1퍼센트만을 떠받들고 있는 셈이다. 그 반짝임과 눈부심만을 사랑한다. 하지만 커다란 힘은 나머지 99퍼센트에 담겨 있다. 순전히 내향적이던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건 내가 아주 똑똑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오래 물고 늘어져서다."
- 우리는 자신을 잘 들여다보면서 행동과 반성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당신이 열광에 잘 빠지는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운 좋게도 기운을 북돋는 감정을 많이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자. 뭔가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크게 생각하자. 회사를 세우고, 웹사이트를 만들고, 아이들을 위해 나무 위에 정교한 오두막을 지어줘라. 하지만 자신에게, 보호하는 법을 배워야만 하는 아킬레스건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재빨리 돈이나 지위나 흥분을 가져다줄 것처럼 보이는 일보다는 정말로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에 에너지를 쏟도록 자신을 단련하자. 일이 예상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경고 신호가 깜빡이면 잠시 멈추고 생각하도록 연습하자. 실수에서 교훈을 얻자. 여러분에게 고삐를 채워주고 여러분의 맹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상대를 찾자. 그리고 투자해야 할 때가 되면, 혹은 무엇이건 위험과 보상을 슬기롭게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자신을 억제하자. 이렇게 하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중대한 결정의 순간에 보상을 떠올리는 것들을 주위에 두지 않는 것이다.
- 보상에 민감하지 않는 내향적인 사람이지만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럼 이들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자기 일을 사랑하는 내향적인 사람들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이론으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플로'를 생각할 수 있다.
플로란 어떤 활동에 완전히 몰입해 있다고 느끼는 최적 상태다. 플로 상태에서는 지루하지도 불안하지도 않고,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도 않는다. 자기도 모르는 새 몇 시간이 지나간다. 플로에 들어가는 열쇠는 '어떤 활동의 결과로 나오는 보상이 아니라' 활동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플로는 내향성이나 외향성과는 무관하지만, 칙센트미하이가 언급하는 여러 가지 플로 경험은 보상 추구와는 무관한 단독 활동과 관련된다.
- 여러분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재능을 활용해서 플로를 찾아라. 여러분에게는 인내력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과, 다른 사람들이 걸려드는 덫에 걸리지 않는 밝은 눈이 있다. 돈이나 지위와 같은 피상적인 보상의 유혹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사실 여러분에게 가장 큰 도전은 자신의 장점들을 조화시키는 일일 것이다. 여러분은 어쩌면 열의에 차고, 보상에 민감한 외향적인 사람처럼 보이려고 지나치게 애를 쓰느라 자신의 재능을 과소평가하거나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과소평가를 받고 있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에 집중할 때, 아마 자신의 에너지가 무한한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자. 느리게 천천히 가는 방식이 좋다면, 다른 사람들 때문에 경주를 해야 한다고 느끼지 말자. 깊이를 즐긴다면, 넓이를 추구하려고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자. 멀티태스킹보다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면, 그런 방식을 고수하자. 보상에서 비교적 자유롭기에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헤아릴 수 없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한 독립성을 좋게 활용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 GE의 잭웰치 회장은 비즈니스위크에서 "내면의 외향성을 발산하라"라는 제목의 칼럼을 발표했는데, 수잔케인은 그에게 외향적인 사람들도 좀 더 내향적으로 행동해야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잭웰치는 흥미를 보였다. 하지만 그는 말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서 한마디도 못 들었다고 했을 겁니다."
웰치의 말도 일리가 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좀 더 자신의 직감을 믿고 최대한 자기 의견을 나누려고 해야 한다. 그렇다고 외향적인 사람을 흉내 내라는 말은 아니다. 조용하게, 글로 전달할 수도 있고 잘 제작된 강의로 전달할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제시할 수도 있다.
내향적인 사람을 위한 묘책은 지배적인 기준에 휩쓸리도록 자신을 방치하지 말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것이다.
- 전설적인 투자가인 워렌 버핏은 주변 사람들이 흥분할 때 오히려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투자에서 성공은 지능지수와는 관계가 없어요. 일단 평범한 지능만 있으면, 그때부터 필요한 건 사람들을 곤란에 빠뜨리는 충동을 억제하는 기질입니다."
- 버핏은 자신의 실전뿐 아니라, 자신만의 '득점표'를 따라가는 데에도 자부심을 느낀다. 그는 세상을 두 부류로 나누면서, 자기 본능을 따라가려고 하는 사람들과 무리를 따라가는 사람들로 구분한다. 버핏이 한 투자자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등을 대고 누워 있고, 시스티나 성당이 있죠. 난 거기에 계속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난 사람들이 '와, 정말 멋진 그림이군'하고 말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하지만 그건 내 그림이죠. 누군가 '파란색 말고 빨간색을 좀 더 넣으면 어떨까요?' 하고 말한다면, 그 사람하고는 작별입니다. 그건 내 그럼이거든요. 그리고 난 그림이 얼마에 팔리느냐엔 관심 없어요. 그림은 절대 완성되지 않을 겁니다. 바로 그게 재미있는 거죠."
- 서양인들이 대담함과 언어 기술이라는, 개성을 키워주는 특성을 중시하는 반면 아시아인이 조용함과 겸손함과 섬세함이라는, 집단 결속을 굳게 하는 특성을 중시하는 것도 그럴 법하다. 집단으로 산다면, 자제하거나 심지어 굴복하는 편이 훨씬 부드럽게 굴러갈 것이다.
- 서양의 관점에서, 타인의 의지에 굴종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매력적인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서양인에게 굴복처럼 보이는 일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는 기본적인 예절로 보일 수도 있다.
P.291
- 동양의 관계 중시하기가 감탄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전통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자기표현과 개인의 운명을 존중하는 서양의 전통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다. 핵심은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우월하다는 점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관에 심오한 차이가 있어 각 문화마다 선호하는 성격 유형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서양에서 우리는 외향성 이상을 지지하지만,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는(적어도 지난 수십년간 서양화가 되기 전까지는) 침묵이 금이었다. 이런 대조적인 세계관 때문에 싱크대에 룸메이트의 그릇이 쌓일 때 각자 하는 말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 수업에서 하는 말도 달라지는 것이다.
- 더구나 이것은 외향성 이상이 우리가 생각하듯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가슴 깊은 곳에서 대담하고 사교적인 사람이 과묵하고 섬세한 유형을 지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면, 그리고 외향성 이상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면, '로버트 매크레이의 성격 지도'가 보여주는 다른 진실을 들어보자.
조용하거나 말이 많거나, 조심스럽거나 대답하거나, 절제하거나 거리낌 없거나 등의 존재 방식은 각각의 강력한 문명을 보여주는 특징이다.
- 간디가 남아프리카에서 젊은 변호사로 일하게 되었을 때, 법정에서 선서를 하는 날, 수석재판관이 그에게 터번을 벗으라고 명했다. 간디는 그때 자신의 진정한 한계를 알게 되었다. 이 일에 저항하면 정당화되기는 하겠지만, 간디는 사소한 일로 싸워서는 안된다고 믿었기에 터번을 벗었다. 간디의 친구들은 화를 냈다. 그들은 간디가 연약하다고 하면서, 자신의 소신대로 맞서 싸웠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디는 자신이 "타협의 미덕을 알게 되었다고" 느꼈다.
- 내가 간디의 이름과 그의 업적을 빼놓고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여러분은 그를 매우 수동적인 사람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서양에서 수동성은 죄악이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수동성은 외부의 행위자에게 행위를 당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고분고분하다"는 뜻도 된다. 간디 자신도 결국은 '소극적 저항'이라는 말이 연약함을 뜻한다고 느껴 그 표현을 버리고 대신에 "진실을 단호하게 추구한다"는 뜻의 "샤티야그라하"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샤티야그라하라는 말이 암시하듯, 간의 수동성은 연약한 것이 절대로 아니었다. 그것은 궁극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중간에 일어나는 불필요한 충돌에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간디는 자제력이야말로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이라 여겼다. 그리고 그러한 힘의 근원은 '수줍음'이었다.
[간디의 글]
자연스레 나는 내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자제하는 습관이 들었다. 어떤 말도 무신경하게 펜끝이나 혀끝에서 나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나는 진리의 숭배자에게 침묵이 영적인 규율의 일부라는 점을 경험으로 배웠다. 세상에는 말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이러한 말들은 세상에 어떤 유익을 가져다준다고 하기 어렵다. 그것은 엄청난 시간 낭비다. 수줍음은 나를 수호해주는 방패였다. 그 덕분에 나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진실을 구별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4부.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일할 것인가]
P.319 브라이언 리틀 교수의 자유 특성 이론
- 브라이언 리틀 교수는 성공적인 강연자인 동시에 철저하게 내향적인 사람이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가 들려주는 답은 간단한데, 그것은 그가 거의 혼자 힘으로 만들어낸 '자유특성이론'이라는 새로운 심리학 분야와 연관된다.
자유특성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특정한 성격 특성을 타고나거나 문화적으로 함양되지만, "개인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거기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내향적인 사람들도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자기가 아끼는 사람, 혹은 다른 귀중한 것을 위해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
- 리틀교수에 따르면, 의미도 있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고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으며 사람들이 지지해주는 '자기만의 핵심 프로젝트'에 몰두할 때 우리의 삶은 극적으로 향상된다. 그는 완벽하게 내향적이지만 학생들을 깊이 사랑하고, 학생들은 그를 좋아하고 존경한다. 외향적인 척만 하고 거짓된 자아가 진짜라고 우리 자신을 설득함으로써 성격에서 벗어난 행동을 시도해보지만, 이유도 모르는 채 결국 소진되어 버리고 만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이나 직업적 소명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다.
- 리처드 라파라는 한 연구 심리학자는 내향적인 사람들을 자기 연구실로 불러서,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해보라고 요청했다. 그 기준은 녹음된 음량과 보디랭귀지였다.
그는 외향적인 사람들을 불러다가 똑같은 실험을 하고서 결과를 비교했다. 그는 외향적인 사람들 그룹이 좀 더 외향적으로 느껴지기는 하지만, 몇몇 '가짜'들도 놀라울 정도로 연기를 잘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라파의 실험에서 가짜 외향성을 보여준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진짜처럼 보일 수 있었을까? 알고 보니 외향적인 사람처럼 연기하는 데 특별히 뛰어난 사람들은 대체로 심리학자들이 '자기감시'라고 부르는 특성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기감시가 뛰어난 사람들은 상황에 따른 사회적인 요구에 자기 행동을 맞추는 데 아주 능숙하다. 이들은 단서들을 찾아서 자기 행동을 교정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인들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이는 『대중에게 보이는 모습, 사생활에서의 실상』의 저자이자 자기감시 지수를 만들어낸 심리학자 마크 스나이더의 말이다. (P.326 - 스나이더의 자기 감시 지수 측정 질문)
- 리틀 교수가 성격심리학 수업에 자기감시라는 개념을 소개했을 대, 어떤 학생들은 자기감사가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윤리적인 일일가 하는 문제로 매우 흥분했다고 한다. 자기감시가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경우처럼, 어떤 '뒤섞인'연인들은 그 일로 헤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자기감시가 뛰어난 사람들의 눈에는, 자기감시가 약한 사람들이 뻣뻣하고 사교적으로 어설프게 비칠 수 있다. 자기 감시가 약한 사람들의 눈에는, 자기감시가 뛰어난 사람들이 순응주의에 기만적으로 비칠 수 있다. 마크 스나이더의 말에 따르면 "원칙보다는 실리를 따지는 사람"인 것이다. 실제로 자기감시가 뛰어난 사람은 자기감시가 약한 사람보다 거짓말을 잘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자기감시가 약한 사람들이 지적하는 도덕적인 입장을 지지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리틀 교수는 자기감시가 매우 뛰어나지만 윤리적이고 동정심도 많은 사람으로, 이와 의견을 달리한다. 그는 자기감시를 일종의 겸손한 행동으로 본다. 그것은 "모든 것을 자신의 욕구와 관심에 끼워맞추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추는 것이다. 자기감시라고 해서 모두 청중과 교류하기 연기를 토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내향적인 경우라면 스포트라이트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남에게 실례를 저지르지 않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다. 리틀 교수가 연설을 뛰어나게 잘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그가 계속 자기를 감시하며 청중들이 보여주는 즐거움이나 지루함 등의 미묘한 신호를 포착하고 필요에 따라 강의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P.329 핵심프로젝트를 찾기 위한 세가지 중요 단계
- 가장할 수 있다면, 연기 기법을 완벽히 터득할 수 있다면, 자기를 감시하면서 사회적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 사회적 단서에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제대로 터득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까?
'자유특성은 현명하게 활용하면 효과적이지만 지나치면 재앙을 일으키기도 한다'가 그 대답이다.
자신이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하면서 두 여성이 수전케인에서 조언을 구하러 왔다.
앨리슨이라는 한 법률사무소에서 10년 넘도록 법정 변호사로 활동했고, 이제 법무 자문위원으로 일하려고 여러 회사에 지원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 일에 끌리지 않는다고 했다.
두번째는 질리언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환경보호 단체에서 간부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따금씩 회의를 주관하고 발표할 때 무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앨리슨과 질리언은 무엇이 다를까?
둘 다 가짜로 외향적인 척하는 사람이었고, 앨리슨은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질리언은 성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앨리슨의 문제는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프로젝트를 위해 자기 성격과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앨리슨은 법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녀가 월스트리트 변호사가 되려고 한 까닭은 그 일이 힘 있고 성공적인 변호사들이 하는 일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며, 따라서 짐짓 꾸민 그녀의 외향성은 더 깊이 있는 가치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었다. 앨리슨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난 내가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진전시키기 위해 이걸 하는 것이고, 이 일이 끝나고 나면 내 진정한 모습으로 돌아갈 거야. 성공으로 가는 길은 내가,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는거야.' 이것은 자기감시가 아니라 자기부정이다.
- 나 역시 한 때 그런 입장이었다. 나는 기업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이 즐거웠고 잠시 동안은 내가 타고난 변호사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법률이 내게 소중한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는 점을 심지어 전혀 동떨어진 것이었다는 점을 깨닫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다. 나 스스로 직업을 변경하기까지 수많은 시간을 보냈고 사람들이 자기 직업을 찾아나가도록 돕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자신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알아내려면 세 가지 중요한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1) 어린아이일 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회상해보라.
어릴 적에 크면 뭐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는가?
그때 했던 구체적인 답변을 표적에서 빗나갔을 수도 있지만, 그 아래 깔려 있던 충동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2) 자신이 끌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3)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새로운 일자리를 받아들이기 전에, 육아 휴가나 간호 휴가 계획을 세우거나 건강보험 계획을 짤 때처럼 세심하게 회복 환경이 있는지 평가해본다면, 삶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렇게 자문해야 한다. 이 일을 하면 읽기나 전략 세우기나 쓰기나 조사하기와 같이 내 성격에 맞는 활동에 시간을 쓸 수 있을까? 개인적인 작업공간을 받게 될까, 아니면 열린 사무공간의 끝없는 압박에 시달려야 할까?
- 리틀교수는 우리가 '자유특성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자유특성계약이란 우리가 일정 시간은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기로 하되,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배우자와 아이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싶다면, 일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교류는 필요하므로 자신과 자유특성계약을 맺는다. 매주 한번씩은 환담 파티에 나가기로 하는 것이다.
- 리틀 교수는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 행동을 장기간 계속하면 자율신경계의 활동이 늘어나게 되고, 그에 따라 면역 기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외향성의 정도는 친구의 숫자에는 영향을 미치는 듯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좋은 친구긴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하다. 대학생 132명을 대상으로 베를린의 훔볼트대학교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서, 심리학자 옌스 아스펜도르프와 수잔 월퍼스는 학생들이 학우들이나 가족들과 관계를 맺는 데 여러 성격 특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내기로 했다. 그들은 소위 다섯 가지 주요 특성에 집중했다. 내향성-외향성, 원만성, 경험 개방성, 양심성(성실성), 정서적 안정성. 수많은 성격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성격이 이 다섯가지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믿는다. 외향적 학생들은 내향적 학생들보다 새로운 친구를 더 쉽게 사귀리라고 예측했고 그러했다.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이 정말로 반사회적이고, 외향적인 사람들이 친사회적이라면, 가장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외향성이 가장 강한 사람들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실제로 갈등이 가장 적게 관계를 유지하는 학생들은 원만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학생들이었다. 원만한 사람들은 따스하고 다정하며 애정이 많다. 내향적인 사람이나 외향적인 사람이나 원만하기는 똑같다. 외향성과 원만함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이것은 왜 어떤 외향적인 사람들은 사교생활에서 얻는 자극을 사랑하면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딱히 잘 지내지 않는지 이해하게 해준다.
이것은 매우 원만한 유형인 듯한 내향적인 사람들이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게는 관심을 마구 퍼주지만 잡담은 싫어하는지 이해하는 데도 유용하다.
원만하고 내향적인 사람은 그들이 할만한 방식으로 사회생활, 결혼생활을 돌본다.
그러지 않을 때도 있다. 직장에서 바쁘고 기력이 남아 있지 않을 때는 가족을 보는 것이 기쁘지만 조용히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이 사회적인 자극 과잉에 지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 내향적인 사람들은 갈등을 피하려고 하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정면으로 부딪히려고'하며 솔직하고 심지어 따지기 좋아하는 방식으로 다툼을 벌이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 내향적인 사람들은 우호적인 상황에서 만난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기와 경쟁하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
- 로봇이 중풍 환자들의 재활훈련을 돕는 과정이 포함된 연구에서, 내향적인 환자들은 부드럽고 편안하게 말하도록 고안된 로봇과 훈련할 때 더 나은 반응을 보이며 교류도 더 오래 했다. "힘들다는 거 알지만 환자님을 위한 일이랍니다." "잘하셨네요, 계속 그렇게 하세요." 반면에 외향적인 환자들은 좀 더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언어로 말하는 로봇과 훈련할 때 더 열심히 했다. "고작 그것밖에 못하세요! 더 잘하실 수 있잖아요!" "훈련에 집중하셔야죠!"
- 이스라엘과 홍콩의 문화를 비교해서 실험한 결과 두 문화가 '존경'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와 관련되어 있었다.
아시아 사람들은 갈등을 최소화함으로써 존경심을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인들은 "의견차이를 무례함의 신호로 보지 않고, 상대방이 그 일에 신경을 쓰고 있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 외향성과 내향성의 경우에 내향적인 사람이 다투면서 목소리를 낮추고 감정을 죽일 때, 에밀리는 자기의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수고를 감당하면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은 상대방이 그 일에서 손을 떼거나, 더 심하면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여기는 줄로 생각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외향적 사람은 분노를 드러낼 때 상대도 자기처럼 이것이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건강하고 정직하게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느낄 것이라 가정한다. 하지만 내향적 사람이 느끼기에는 외향적 사람이 느닷없이 화를 내는 것 같이 느껴진다.
- 외향성의 사람들은 분노가 커간다고 느낄 때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심호흡을 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말이 아니라 중립적인 말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너무 반사회적이야!"를 "우리 두 사람 다 만족할 수 있는 주말 계획을 찾아보면 어떨까?"로 바꿀 수 있다.
- 내향성의 사람들은 죄책감과 방어적인 태도에 빠지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상대가 화를 내며 격하게 표현할 때 그 늪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가끔씩은 평소의 안전한 영역에서 벗어나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좋다.
외향성의 사람들에게는 열기가 곧 결속을 뜻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내향성의 존은 성격이 불같은 아내와 멋진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결혼한지 25년이 지나서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의 말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은 알지만, 그러면서도 아내의 의중을 읽으려고 애를 쓴다. "공감해보려고 하는 거예요. 아내의 말투는 빼버려요. 나에게 공격으로 느껴지는 부분을 빼버리고, 아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파악하려고 하죠."
-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힘이 빠져서 돌아오는 아이, 예리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 주변 세상을 관찰하는 아이를 곁에 둔 부모라면 당연히 걱정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내향적인 아이의 특성이고 내향적인 사람의 방식으로 교류하고 있을 뿐이다.
- 그런 아이를 둔 부모라면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라. '그건 그냥 네 방식이야. 다른 사람들은 너랑 다른 거고. 하지만 너는 시간을 들여서 확실하게 하기를 좋아하잖니.'
내향적인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방식을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다. 내향적인 아이들이 새로운 사람뿐 아니라 새로운 장소와 사건에도 반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러니 아이가 새로운 상황에 조심스러워하는 것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핵심은 아이의 한계를 존중하면서 아이를 조금씩 새로운 상황과 사람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과잉보호나 과도한 압력을 주는 것보다 아이를 자신감 있게 기를 수 있다. 아이의 감정이 정상이고 자연스럽다는 점을 알려주되, 두려워할 것은 없다는 점도 말해주자.
- 아이의 속도 맞춰라. 밀어붙이지 마라. 아이가 어리다면, 필요에 따라서는 부모가 다른 아이와 먼저 말을 틀 수 있게 도와줘라. 그리고 주변에 계속 있어주자. 아이가 정말 어리다면, 부드럽고 따뜻하게 등을 감싸주는 것도 좋다. 아이가 거기에서 도움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한은 그렇게 하면 된다. 아이가 스스로 뭔가를 시도할 때는, 아이의 노력을 인정해주자. "어제 모르는 아이들한테 가서 말 걸었지? 힘들 수도 있었을텐데, 잘했네."
- 아이가 두려움과 경계심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아이에게 "수줍음이 많다"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믿을 테고, 그러면 자신의 감정이 고정된 특성이라고 믿어버리고 말 것이다.
[결론]
- 사랑은 필수이지만, 사교성은 선택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가장 아끼는 사람들을 소중히 하라. 모두와 어울려야 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관계는 누구에게나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라.
- 삶의 비결은 적절한 조명이 비치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타고난 장점(끈기, 집중, 통찰, 섬세함)을 활용하여 자신이 사랑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하라.
문제를 해결하고, 예술 작품을 만들고, 깊이 생각하라.
- 자신이 세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그것을 실천하라.
- 외향적인 모습이 필요할 때 모습을 만들어내되, 회복 환경을 만들어라.
- 자유 시간에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대로 하라. 혼자있고 싶거나, 위원회 회의에 가기 싫거나, 무의미한 잡담에 얽히고 싶지 않거나 등
- 읽고, 요리하고, 달리자. 이야기를 쓰자.
- 여러분의 아이가 조용하다면 아이가 새로운 상황과 사람을 접하도록 도와주되 평소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지내게 내버려둬라.
- 여러분이 교사라면 외향성의 학생들의 존재를 만끽하되 내향성의 학생들도 잊지 말자
- 여러분이 기업 관리자라면 3분의 1에서 절반은 겉으로 어떻게 보이든 내향적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사무실 배치를 고민하고, 그들이 팀 연수나 생일 축하 파티에 흥분할 것을 기대하지 말자. 그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라. 이들은 깊이 생각하고, 전략을 세우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위험을 감지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새로운 집단사고'의 위험을 명심하라.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 창의성이라면, 직원들에게 먼저 혼자서 문제를 풀어보게 한 뒤에 생각을 공유하게 하라. 강한 주장이나 달변을 좋은 아이디어로 착각하지 말자. 능동적인 직원들이 있다면 외향적이거나 카리스마 넘치는 관리자보다는 내향적인 관리자와 함께 일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 온갖 힘을 다 수집하려 하지 말고 자신이 받은 힘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풍요로 가득한 내면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받았다.